Church on
the Water
홋카이도 한가운데, 해발 577 m의 토마무 고원. 자작나무 숲이 열린 자리에 얕은 연못이 있다. 연못 동쪽 끝에 콘크리트 상자 하나가 물을 향해 앉아 있고, 물 위에는 흰 강철 십자가가 서 있다. 이른 아침에는 수면 위로 안개가 낮게 깔린다.
겹친 두 정사각형, L자 벽 하나
예배당은 한 변 15 m의 정사각형이다. 그 북동쪽 모서리에 한 변 10 m의 정사각형이 5 × 5 m만큼 겹쳐 있다. 작은 쪽이 입구다. 아래는 계단과 작은 방들이고, 위는 네 개의 십자가가 선 유리 상자다.
L자 벽(문헌상 남쪽 75 m, 동쪽 39 m)이 둘을 감싸며 연못을 숨긴다. 서쪽 연못 쪽 정면은 통째로 비어 있다. 그 옆에 선 포르티코는 열린 유리 벽이 들어가 머무는 틀이다.
drag — 회전 · hover — 부재
상자는 물에 잠기고 반영만 남는다
연못의 깊이는 150 mm다. 안도는 산들바람에도 물결이 이는 깊이를 골랐다. 잔잔할 때 수면은 거울이 되고, 예배당은 물 위에 한 번, 물속에 한 번 선다. 여기서는 거푸집 한 장 크기의 콘크리트가 차례로 물에 잠긴다. 위에서는 상자가 사라지고 반영만 남는다. 패널들은 십자가 곁에서 떠올라 둥근 고리를 이루며 떠다니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그리고 물에서 올라와 제자리로 돌아간다. 마지막으로 유리 벽이 옆으로 밀려난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인간의 의지로 잘라 낸 공간이야말로 성스러운 공간이다.”— 안도 다다오
빛 속을 돌고, 어둠으로 내려간다
벽 바깥을 걸으면 물소리는 들리는데 물은 보이지 않는다. 유리 상자에 오르면 사방이 하늘이고, 네 개의 콘크리트 십자가가 서로 마주 본다. 팔 끝끼리는 50 mm 떨어져 있어 서로 닿지 않는다. 방문자는 그 둘레를 한 바퀴 돈 뒤 어두운 반원 계단으로 내려간다. 계단 끝이 예배당이다. 정면 15 m가 통째로 연못을 향해 열리고, 물 위에 십자가가 서 있다.
유리 벽은 높이 5 m, 무게 9 t이다. 전동으로 북쪽 포르티코 아래까지 완전히 밀려난다. 벽이 열리면 예배당의 바닥이 곧장 물에 닿는다.
숲은 금빛이 되고, 연못은 언다
북위 43.06°. 태양은 하지 정오에 70° 넘게 오르고, 동지 정오에는 23.5°에 머문다. 5월 말 자작나무에 새잎이 돋는다. 10월 초에는 숲 전체가 금빛으로 바뀐다. 11월 말 첫눈이 내리고, 12월이면 연못이 얼어 눈에 덮인다. 그러면 십자가는 흰 들판 위에 서게 된다. 아침 기온은 영하 30 °C까지 내려간다. 유리 벽은 봄부터 가을까지만 열린다.
위에서 보면 두 정사각형과 물
연못은 네 단으로 나뉘고 서쪽으로 20 cm씩 낮아진다. 겹친 두 정사각형과 L자 벽, 그리고 연못의 축 위에 십자가가 있다.
바다 위의 예배당에서 숲속의 연못으로
감추고, 올리고, 내려서 연다
겨울 밤, 불 밝힌 자작나무 숲 앞에 얼어붙은 연못이 있고, 그 위에 십자가가 서 있다. 물은 얼어도 이 교회는 물의 교회다.Epilogue · 02 / 03 → 03
光다음 교회 · Chapter 03빛의 교회Church of the Light,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