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rch of
the Light
오사카 북쪽, 이바라키시 가스가오카의 조용한 주택가. 언덕 위 좁은 땅에 콘크리트 상자 하나와 비스듬한 벽 하나가 놓여 있다. 종탑도, 스테인드글라스도, 장식도 없다. 이 건물이 하는 일은 하나, 빛이 들어오는 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정육면체 셋, 15°의 벽 하나
예배당은 한 변 5.9 m 정육면체 세 개를 한 줄로 이은 상자다. 그 상자를 독립된 벽 하나가 15° 기울어진 채 관통한다. 벽은 바깥에서 사람을 받아 안으로 꺾어 들이고, 상자 안에서는 입구 공간과 예배당을 가른다.
외벽에는 900 × 1800 mm 거푸집 한 장마다 여섯 개의 폼타이 구멍이 남아 있다. 이 격자가 이 상자의 유일한 장식이자 치수의 눈금이다.
drag — 회전 · hover — 부재
어둠이 먼저 있고, 빛은 벽을 연다
완전한 어둠에서 시작한다. 제단 벽에 새겨진 두 개의 틈이 햇빛을 받는 순간, 빛은 십자가가 되고 벽은 더 이상 벽이 아니다. 콘크리트는 거푸집 한 장 단위로 풀려 나와 빛 속을 돌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어둠을 닫는다. 남는 것은 십자가뿐이다.
“빛은 그 자체로는 빛이 아니다. 어둠이 있어야 비로소 빛이 된다.”— 안도 다다오 (의역)
벽의 틈으로 들어가 몸을 돌리면
입구는 정면에 있지 않다. 비스듬한 벽에 뚫린 문으로 들어서 벽을 따라 걷고, 몸을 180° 돌려야 예배당이 보인다. 눈이 어둠에 익기까지 몇 초. 바닥은 제단을 향해 조금씩 내려가고, 그 끝 벽에서 십자가가 타오른다.
바닥과 신도석은 공사 현장의 비계 발판을 짙게 칠한 것이다. 거친 나무가 콘크리트의 매끄러움과 대비를 이룬다.
빛의 십자가는 하루 동안 걷는다
제단 벽은 남남동(153.8°)을 본다. 틈의 폭은 200 mm, 벽 두께는 380 mm라서 벽이 스스로 빛을 거른다. 세로 틈은 해가 벽의 정면에서 좌우 28° 안에 있을 때만, 가로 틈은 해가 28°보다 낮을 때만 햇빛을 통과시킨다. 두 조건이 겹치는 것은 겨울 오전뿐이다. 동지 아침, 빛의 십자가가 신도석 위에 통째로 눕는다.
여름에는 해가 높아 가로 팔이 막히고, 한 줄기 세로 빛만 제단 앞 바닥을 긋는다. 오후가 되면 해가 벽 뒤로 돌아가 틈은 하늘빛으로만 빛난다.
지붕을 걷어내면 평면이 된다
위에서 보면 이 교회는 직사각형 하나와 사선 하나다. 사선이 직사각형을 자르는 자리에서 입구가, 벽과 벽이 만나는 틈에서 두 번째 빛이 생긴다.
적은 예산, 큰 어둠
유리 없는 십자가
벽이 하는 일은 막는 것이 아니라 고르는 것이다. 무엇을 들이고, 무엇을 어둠으로 남길지.Epilogue · 03 / 03 → 01
風다음 교회 · Chapter 01바람의 교회Chapel on Mt. Rokko, 1986→